누구에게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있다. 그날이 꼭 무언가 실패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에너지가 바닥나거나 감정이 가라앉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억지로 하려 하면 더 깊은 무기력에 빠진다. 이럴 땐 하루를 관리하는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많이 하는 하루’가 아닌, ‘단 하나만 해내는 하루’를 만드는 방식이다.
왜 ‘하나만 하기’인가
심리적으로 가장 큰 부담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 자체다. 이런 날엔 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커진다. 그래서 하나만 하는 것이다. 목표는 단순해야 움직임이 생긴다. ‘단 하나의 행동’은 스스로를 책임감이나 자책 없이 일상으로 연결시키는 좋은 다리 역할을 한다.
‘하나’는 어떻게 고를까
가장 쉬운 방법은 ‘가장 작은 일, 가장 쉬운 일’부터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불을 개거나 물 한 잔을 마시는 정도로 시작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일을 했다는 사실 자체다. 그 작은 성공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된다. 의욕이 생긴 다음에 움직이겠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의욕은 ‘행동 이후’에 온다.
또 하나의 방법은 ‘지금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행동’을 고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머릿속이 복잡할 때 휴대폰을 던져놓고 5분 산책을 하거나, 무기력할 때 라면 대신 따뜻한 국을 끓이는 것처럼,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지 않게 막아주는 행동을 선택한다. 이는 소극적이지만 실제적인 자기 돌봄이다.
작은 성공은 쌓인다
무기력은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하나’를 해내는 루틴이 생기면 내면의 복구력이 커진다. 그 ‘하나’는 매번 같을 필요도 없다. 어떤 날은 스트레칭 3분, 어떤 날은 손톱 정리, 또 어떤 날은 마트 가서 바나나 한 송이 사오는 것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작은 행위들이 ‘나는 내 하루를 완전히 놓고 있지 않다’는 신호를 뇌에 주는 것이다.
기준을 낮추되, 의식을 높인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스스로에게 실망하기 쉬운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오늘도 나는 나를 관리하고 있다’는 자기 인식이다. 기준은 낮춰도 좋다. 대신 그 하루를 ‘의식적으로 보내는 것’ 자체가 의미다. 아무 생각 없이 무기력에 휩쓸리는 것과, 작은 행동이라도 의도를 갖고 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결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모든 걸 잘할 필요도 없고, 많은 걸 할 이유도 없다. 그저 ‘단 하나만 한다’는 결정을 내려보자. 그 하나가 당신의 하루를 붙잡는 닻이 된다. 그리고 그 닻은 내일을 위한 작은 복구 지점이 되어준다. 움직임은 거창한 목표에서 오는 게 아니다. 작은 선택 하나에서 시작된다.